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진=파이낸셜투데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진=파이낸셜투데이

지난해 적자를 간신히 면한 코스닥 상장사 딥마인드가 8회차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섰다. 이 회사는 잦은 사명 교체로 회사의 정체성이 불분명할뿐 아니라 내수에만 치중해 영업이익률은 1%에 그치는 등 사업적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다. 회사의 실질적인 최대주주인 김병진 플레이크 대표가 CB 투자자로 참여해 자금 지원에 나서 주목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딥마인드는 8회차 사모 CB를 발행하고 표면이자율, 만기이자율 각각 3%에 운영자금 4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사채 만기일은 2027년 7월 1일이며, 전환가액은 주당 1529원이다.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 수는 261만6088주로 주식총수 대비 비율은 11.45%다. 전환청구 기간은 내년 7월 1일부 2027년 6월 24일까지다.

CB 발행일로부터 1년이 되는 날 및 그 이후 매 3개월에 해당되는 날에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CB 투자자는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중도에 원금을 청구할 수 있다.

◆김병진 레이크 대표·에이타스파트너스, 딥마인드 8회차 CB 투자

이번 8회차 CB 투자자는 회사의 실질적인 최대주주인 김병진 플레이크 대표와 에이타스파트너스다.

딥마인드의 최대주주는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로 딥마인드 주식 395만6654주(25.15%)를 보유하고 있다.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는 플레이크로 김병진 대표가 100% 소유한 기업이다. 실질적으로 김병진 대표의 손자회사가 딥마인드다.

김병진 대표와 에이타스파트너스가 각각 20억원씩 회사 운영자금 출자한 상황이다. 딥마인드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최근 3년간 급감하는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자금 지원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딥마인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90억3755만3262원 ▲49억1405만6393원 ▲28억6283만2853원으로 매년 수십억원씩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고, 올 한해에도 뚜렷한 사업 성과를 보이지 못할 경우,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딥마인드는 오전 11시 1분 기준 장중 1678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만 보면 CB투자자의 전환가액은 9% 가량 낮은 수준으로, 앞으로 딥마인드의 주가 부양시 주식 전환해 더 많은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 딥마인드의 최근 52주 최고가는 주당 3845원으로 현 주가보다 약 3배 가량 높은 수준을 보인 바 있다.

◆잦은 사명 변경에 정체성 모호…간신히 흑자 기록

딥마인드는 2011년 전자제품 부품 개발 기업으로 설립 후 최대주주의 잦은 손바뀜, 사명변경을 해온 기업으로 보인다.

2017년 기존 최대주주였던 티엠에이치컨소시엄에서 코디엠으로 바뀐 뒤 2020년부터 현재까지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전 블루베리엔에프티)가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서있다. 지난해 기준 ▲온라인커머스 매출(52.97%) ▲스마트카(28.51%) ▲여성 속옷 및 의류(13.42%) ▲스킨케어/에스테틱(4.35%) 순으로 높은 매출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매출 275억2027만원, 영업이익 2억9384만원으로, 영업이익률 1%로 적자를 겨우 면한 수준에 그쳐, 수익성에 있어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더불어 지난해 매출 중 내수 비중이 100%로 국내에만 의존하는 사업성격을 나타냈다.

앞서 2022년 경남제약헬스케어에서 ‘커머스마이너’로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커머스마이너로 변경한 뒤 2년여만인 지난달 또다시 ‘딥마인드’라는 사명으로 바꾸는 등 잦은 간판 교체 수순을 밟았다.

잦은 사명 변경은 회사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한다. 그간 일부 상장사에서 불량기업의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해 사명을 변경한 사례가 있는 만큼 잦은 사명변경 기업에 대해선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에 대한 수익성이나, 저조한 현 주가 수준으로 볼 때 실질적인 최대주주인 플레이크가 손자회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주가 향방에 대해 급격한 변동성이 있는지 여부를 지켜보면 해당 CB 투자에 대한 목적성을 더 분명히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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