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동인 행사는 언제나 추억에 빠져들게 만드는 것 같아요. 옛날에 ‘굼뱅이관(과거 여의도 중소기업박람회장의 별명)’이라고 있었죠? 거기서 열렸던 행사에 정말 많은 추억이 있는데. 코스프레도 했었어요. 지금은 몸이 이렇지만 그땐 그러지 않았거든요.”

17일 일산 킨텍스에서 만난 김철희 PD는 ‘에버소울’의 총괄 프로듀서인 동시에 한 명의 ‘덕후’로서 잔뜩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었다. 

2023년 1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게임즈 ‘에버소울(나인아크 개발)’이 최근 출시 1주년을 맞았다. 작년 7월 열렸던 반주년 오프라인 행사를 50여명의 유저들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는데, “더 많은 분들을 모시지 못했던 게 너무 아쉬웠다”라는 당시 김 PD의 소회가 이번 ‘일러스타 페스’의 참석 계기가 됐다고 한다.

“에버소울을 사랑하시는 많은 분들이 이 자리에 오셔서 즐기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아직 에버소울을 모르시는 분들이 정말 많으시거든요? 그분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에버소울을 많이 알고 돌아가셨으면 하는, 그리고 내일부터 신규 유저도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믿음이 있습니다(웃음).”

‘일러스타 페스’ 현장에 마련된 ‘에버소울’ 부스는 ▲게임 내 선상 파티 테마의 ‘이벤트 존’ ▲아이돌 MV ‘러브노트’ 테마의 ‘포토존’ ▲‘내가 구원자다’ 이벤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로 구성돼있었다. ‘아크릴 스탠드’와 ‘장패드’, ‘아크릴 키링’ 등 다양한 굿즈들도 상품으로 제공한다.

“편한 마음으로 즐기러 왔다”라는 말과는 다르게, 김철희 PD는 17일·18일 양일간 진행되는 ‘일러스타 페스’ 기간 내내 행사장을 부지런히 누빌 예정이다. 행사장 어딘가에 있는 김 PD를 찾아 게임 내 캐릭터의 특정 대사를 외친 유저들에겐 ‘스페셜 쿠폰’이 제공된다. 오후 12시부터 1시 사이에는 부스에 상주해 유저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최근 첫 번째 생일을 기념한 ‘에버소울’은 2주년을 향해 다시 한번 숨 가쁘게 내달린다. 오는 2분기에는 1분기 로드맵 발표 당시 많은 유저들이 요구했던 ‘기존 콘텐츠의 개선 및 신규 콘텐츠 추가’에 많은 공을 들일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차후 추가될 캐릭터에 대한 힌트도 들어볼 수 있었다. “‘너무 글래머러스한 캐릭터만 많이 나오는 거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2분기에는 야심 차게 작고 귀여운 캐릭터들도 출시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에버소울은 캐릭터에 대한 차별을 하지 않아요(웃음). 모두의 취향을 존중하니 향후 나오는 캐릭터들을 기대해 주셨으면 좋습니다.”

‘에버소울’은 올해 상반기 또 하나의 메가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바로 ‘서브컬처 본토’로 꼽히는 일본 시장 진출. 최근 현지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를 성황리에 마무리하며 막바지 담금질도 마쳤다. 지난 2년여간 이어진 모바일 서브컬처 게임의 홍수 속에서도 ‘K-서브컬처’ 저력을 보여준 ‘에버소울’은 과연 어떻게 일본 시장을 준비하고 있을까.

“CBT에서는 캐릭터가 이쁘고 연출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호평이 있었어요. 무엇보다 풀 보이스가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덕분에 저희도 에너지를 받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에버소울하면 OST 맛집이잖아요? 존재하는 모든 곡들을 일본어로 새로 녹음하고 있어요. 그냥 번역하면 어색할 수도 있으니, 개사까지 해가면서 현지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커지는 그의 목소리에서 ‘에버소울’, 그리고 ‘에버소울’ 유저들에 대한 깊은 애정이 뚝뚝 묻어나왔다. 출시 당시 ‘에버소울 IP가 확장돼 차기작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김철희 PD의 말이 불현듯 떠올라, 지금도 이에 대한 의지가 여전한지를 물었다.

“일단 채용 사이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 나인아크가 뭔가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채용 공고가 올라가 있는데...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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