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M&A 없이도…본업 매출로 충분히 긍정적”

카카오 판교아지트.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판교아지트. 사진=연합뉴스

증권사들이 일제히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KB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7만5000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15일 종가 기준 26% 이상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고 상상인증권은 8만원, 메리츠증권은 가장 높은 8만3000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증권가에선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지연과 함께 저 PBR(주가순자산비율)주식이 주목받은 영향으로 카카오의 주가가 하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 올해 분기당 15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연간 환산하면 지난해 영업이익(5020억원) 수준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 메리츠, 하이투자, 상상인증권 등은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7만5000원~8만3000원선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의 비용 감축 의지를 확인했다”며 “지난해 4분기 광고와 커머스 등 주요 부분이 고르게 성장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카카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약 8조 1060억원, 영업이익은 5020억원, 당기순손실은 6760억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22년 13.5%에서 –6.8%로 음수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 2조17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18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해 컨센서스(추정치)를 웃돌았다.

◆하이투자證 “광고 및 커머스 부분, 고무적 성장”

윤예지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실적과 관련 “별도 영업이익률은 28%로 역대 최고 이익률”이라며 “플랫폼 사업부 산하 톡비즈, 포털비즈, 플랫폼 기타 사업부 모두 당사 추정치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윤 연구원은 카카오의 광고 및 커머스 부문에서 고무적인 성장을 보였다며 주목했다. 그는 “톡 비즈 매출은 광고 경기 반등 신호가 없어도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며 “비즈니스 메시지 매출은 톡채널을 기반으로 중소기업(SME) 광고주를 확보하면서 전년 대비 17% 늘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4분기 1조7000억원 규모의 무형자산 손상차손을 단행했는데 여기서 영업권 손상 규모는 1조4000억원이다. 이에 대해 “비용 감축 의지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윤 연구원은 “선제적인 매수가격배분(PPA) 손상 인식은 올해 감가상각비를 400억원 줄여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영업이익에 영향을 주는 PPA손상은 2700억원 규모로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라이온하트 관련 손상차손이 90%”라고 밝혔다.

◆메리츠證 “카카오, 올해 분기별 1500억원 영업이익 예상”

이효진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카카오가 기록한 당기순손실에 주목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SM을 포함해 영업권과 PPA손상이 약 1조7000억원 반영됐다”며 “손상 중심이었던 카카오엔터 자회사와 카카오게임즈를 제외한 SM엔터 관련 무형자산 추가 손상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확연한 실적 전환에 성공했다”며 “올해 분기당 약 1500억원 내외 이익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KB證 “지난해부터 인력 구조조정 효과 반영, 수익성 개선”

KB증권은 하이투자증권과 함께 가장 보수적으로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이선화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6만8000원에서 7만 5000원으로 10%가량 상향 변경하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된 인력 구조조정 효과가 반영되고 경영 쇄신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인력 쇄신을 통해 별도 기준 인건비를 대폭 줄였다. 지난해 4분기 들어 3분기 대비 313억원(-23.1%) 절감하면서 별도 기준 영업이익 1971억원으로, 영업이익률 28%를 기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구조조정 외에도 “혁신적인 개편을 다행한 카카오톡의 톡비즈 부문이 광고 업황 회복에 따라 이익률 개선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16일 카카오에 대한 보고서를 냈다. 그는 “방향과 속도 모두 좋다”며 목표주가를 8만원으로 제시했다.

최 애널리스트 역시 톡비즈 매출에 대해 “5915억원을 기록해 1년 만에 두자릿수 성장률(16%)을 기록했다”며 “더 무리한 확장 없이도 성장이 가능한 기업이고 본업에서의 개편을 통해 매출 성장세를 그리고 있고, 채용계획이나 마케팅비 집행 등이 보수적이어서 비용 개선세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의 최근 4년 실적. 표=하이투자증권
카카오의 최근 4년 실적. 표=하이투자증권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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