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 본청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실에서 '부동산PF 유동성 위기와 건설사 줄도산 위험,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토론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지평 기자
9일 국회 본청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실에서 '부동산PF 유동성 위기와 건설사 줄도산 위험,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토론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지평 기자

태영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셜(PF) 부실로 인한 워크아웃 신청으로 타 건설사도 줄도산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PF 부실 리스크 현실화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는 한편, 정부의 대응을 ‘안일하다’고 비판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PF 유동성 위기와 건설사 줄도산 위험,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감시구조의 정책과 정부의 대응으로 지난해 60조원에 달하는 세수결손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경제 정책의 기조전환이 아니라 일본의 가신 정책을 계속 일관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3분기 부동산PF 대출 잔액이 132조3000억원으로 제2금융권의 동반부실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정부는 지난 1년동안 PF 부실 만기 연장이라는 돌려막기 땜질 처방에만 올인했다. 그래놓고 이제와서 금융시장은 위기 진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태영건설 사례는 시작에 불과하고 올 한해는 부동산PF 구조조정의 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며 “정부는 안일한 인식을 버리고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사 10곳 중 4곳은 정상적으로 채무를 상환하기 어려운 잠재적 부실로 지목됐고, 폐업에 따른 종합 건설사는 300여곳에 달한다. 문을 닫은 종합건설사는 2021년 169곳에서 지난해 366곳으로 늘어났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시장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 태영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대단히 높다”며 “지금 시장 상황이 중소형 건설사의 줄도산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공포가 크게 확산되고 있는데도 정부는 아직까지 참으로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어 “돌려막기식 땜질 처방이 아닌 신속하고 투명한 옥석가리기가 시급한 상황이다”며 “이익의 사유와 손해의 사회화를 방지하기 위해 자기 책임 원칙하에 부실 정리와 사업재구조화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자들은 한 목소리로 부동산 PF 사업에 대한 우려를 전하며, 대응방안에 대해 제언했다. 

이날 토론 발제를 맡은 김정주 민주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 말 기준, 국내 부동산PF는 직접대출이 151조원, 유동화 증권잔액이 42조1000억원으로 총 PF 대출잔액은 192조8000억원 규모”라면서 “태영건설 법정관리 이행될 경우 시장은 PF 시장에 대한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이 시작된 것으로 인식하고 대출금 회수에 나서면서 건설사 연쇄부도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태영건설 외에도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건설사가 다수 등장할 것”이라며 “부동산 PF위기의 단기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안은 미분양 부동산에 대한 세금 감면으로, 정치권과 정부의 결단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광수 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발제를 통해 “과도한 부동산 사업확대, 경영환경 악화, 대위변제액 증가 등으로 태영건설의 유동성이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또 부동산PF 문제의 원인으로는 과도한 대출 규모와 주택·금융 시장 악화, 단기적 유동성 문제 등 부동산 시장의 고려 없이 사업 토지를 비싸게 매입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2023년 4월 정부 주도로 PF 대주단 협약을 가동하면서 만기연장을 유도했다. 만기연장과 함께 일부 부실 사업장에서는 이자 후불제를 적용하기도 했다”면서도 “일시적으로 부동산PF 문제가 커지지는 않았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2024년에는 리스크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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