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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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내년 1월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플랫폼사에 지불해야할 수수료 부과 방식을 두고 손해보험사간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대형사의 경우 보험료에 수수료를 더한다는 입장인 반면, 중형사는 플랫폼을 통해 광고비 등을 절감한 만큼 보험료를 기존 CM채널과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중형사의 경우 플랫폼을 통해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여 시장 점유율 확보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형사는 대형사에 비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 자칫 출혈경쟁으로 번질 우려도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와 손해보험업계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수수료 부과 방식을 두고 논의를 시작했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여러 보험사의 보험 상품을 네이버와 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다. 내년 1월 중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소비자는 해당 서비스를 통해 자동차보험과 펫보험, 여행자보험 등에 가입할 수 있다.

앞서 금융위는 해당 서비스를 통해 보험사가 빅테크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보험료의 최대 4%로 책정했다. 예컨대 보험료 100만원의 자동차보험을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해 판매한다면 보험사는 플랫폼사에 최대 4만원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번 수수료 부과 방식 논의에서 대형사와 중형사간 의견이 엇갈렸다. 대형사는 보험료에 수수료를 더해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중형사는 플랫폼을 통해 광고비를 절약한 만큼 기존 CM채널과 동일한 수준의 보험료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자동차보험이다. 통상 자동차보험은 설계사를 통한 모집 등 중간 과정이 생략돼 모집비용을 최소화한 CM채널이 가장 저렴하다. 대형사의 경우 플랫폼 비교·추천 서비스를 거치는 것 또한 중간 과정이며 수수료도 모집비용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중형사의 이같은 주장을 두고 자동차보험 점유율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보험은 가입자만 2000만명에 달해 손해보험업계에서 취급하는 상품군 중 장기보장성보험 다음으로 큰 규모의 시장이다. 또 자동차 소유자라면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할 의무보험으로 가격 민감도가 높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총 손보 11개사가 취급하고 있지만, 대형 손보 4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가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과점 시장이다. 이전까지 손해율이 높아 실손의료보험과 함께 손보업계의 대표적인 적자 상품으로 분류됐지만, 코로나19 이후 기술력 발달 및 차량 이동량 감소로 사고율이 하락해 점차 손해율이 개선되며 효자 상품으로 부상했다.

중형사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라는 새로운 판매채널을 통해 대형사보다 저렴한 보험료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중형사는 대형사에 비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좋지 않아 보험료 경쟁이 자칫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 7월 기준 대형 손보 4개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 평균은 77.3%인 반면, 중형 손보 7개사는 86.4%로 9.1%p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이미 규모의 경제를 이룬 대형사와 달리 중형사들이 수수료를 감내한다 해도 대형사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발생손해액을 경과보험료로 나눈 비율이다. 업계에서는 통상 79~83%를 적정손해율로 보고 있다.

생명·손해보험협회 운영하는 보험 비교 플랫폼 보험다모아에 따르면 29세 남성·2021년식 기아 K5·신규가입·마일리지 적용 전 기준 예상납입보험료는 삼성화재가 95만원대로 가장 저렴했다. 이어 ▲DB손보 102만원 ▲KB손보 102만원 ▲현대해상 104만원 순으로 대형 손보사가 전반적으로 저렴한 수준을 보였다.

다음으로 한화손보의 예상보험료가 115만원으로 현대해상과 약 10만원 차이를 보이며 뒤를 이었다. 예상보험료가 가장 비싼 곳은 MG손보(150만원)이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대형사에 비해 중형사들의 손해율이 높을뿐더러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해도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점유율 확보가 자칫 출혈경쟁으로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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