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신증권, 교보증권
사진=대신증권, 교보증권

증권사들의 ‘대형화’ 바람이 한창이다. 최근에는 대신증권과 교보증권 등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로 도약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사업 다각화와 입지 강화를 위한 과정으로 풀이된다.

◆ 교보증권, 2500억 유상증자 결정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지난 22일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교보증권은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가운데 종투사 인가를 조기에 추진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2020년 6월 2000억원 이후 3년 만이다. 반기보고서(별도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교보증권 자기자본은 1조6205억원으로, 이번 유상증자 후에는 약 1조8700억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종투사가 되기 위한 요건은 별도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 3조원이다. 요건을 충족하는 가운데 금융위원회에 종투사 지정을 신청한 뒤 인가를 받아야 비로소 종투사로 거듭난다. 이번 유상증자로 교보증권은 종투사 요건에 근접하게 되지만, 단기간에 3조원까지 확보하기는 어렵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향후 종투사 인가 조기 취득을 위한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의 강력한 지원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라며 “신성장동력인 토큰증권, 탄소배출권, 디지털자산 사업 등 영업경쟁력 강화로 순이익 창출 극대화는 물론 신용등급 상향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히 언제까지 종투사 요건(자기자본 3조원)을 충족하고 금융당국에 승인을 받겠다는 자세한 계획까지 정한 것은 아니다”면서 “이번 유상증자는 종투사로 가기 위한 과정이며, 토큰증권(STO) 등 신사업 투자와 기존 사업 강화를 위한 자금으로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대신증권, 종투사 진출 계획 구체화

교보증권과 달리 대신증권은 종투사 진입 목표 시기와 사옥 매각 등 자세한 내용을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임원진 경영회의에서 내년 종투사 신청을 경영 목표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은 이달 14일 서울 중구 본사(대신343)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이지스자산운용을 선정했으며, 본사 매각 절차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 6월 말 기준 자기자본 2조1007억원이다. 종투사 요건인 3조원을 충족하기 위해 대신증권은 본사 매각 비용 외에도 보유한 부동산 재평가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몸집 불리기’는 사업 다각화로 직결된다. 종투사가 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대비 100%에서 200%로 확대되고,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등 신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종투사로 지정된 증권사들은 빠르게 성장해왔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의) 대형화 유도 정책에 힘입어 국내 9개 종투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2012년 말 22조1000억원에서 2022년 말 54조8000억원으로 148% 늘었다”며 “총자산은 141조원에서 455조원으로 2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소형 증권사 자기자본은 12조9000억원에서 22조5000억원으로 73% 늘었고, 중소형 증권사 자산 규모는 76조3000억원에서 128조7000억원으로 69%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즉, 중소형 증권사의 자기자본과 총자산 증가율은 종투사 대비 절반에 불과했다.

중소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종투사 도전은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정”이라며 “수익 다각화와 빠른 성장을 위해 종투사 진입은 필연적인 단계다. 앞으로 자기자본을 늘려 종투사로 성장하려는 증권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양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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