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레바논 피랍 사건 영화화…서기관을 구출하라
액션과 감동 사이 갈팡질팡 아쉬워

영화 ‘비공식작전’ 스틸컷. 사진=쇼박스
영화 ‘비공식작전’ 스틸컷. 사진=쇼박스

오는 8월 2일 개봉하는 한국영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제공배급 쇼박스/제작 와인드업필름·와이낫필름/러닝타임 132분)은 중동을 배경으로 하는 두 남자의 버디무비다. 때는 1987년. “구라파” 등 서구권 주재를 갈구하는 외무부 이민준(하정우 분)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온다. 1년 8개월 전 레바논 베이루트서 납치된 오재석(임형국 분) 서기관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다.

대통령 직선제를 앞두고 호재를 기대한 청와대로부터 작전 승인이 떨어진다. 몸값의 액수는 5백만불. 소원하던 미국행을 목표로 구출 작전에 뛰어든 민준은 현지 경비대에게 쫓기다 우연히 한국인 운전사 김판수(주지훈)를 만나고, 현지 사정을 잘 아는 그에게 도움을 청한다.

지난 1986년 일어난 도재승 서기관 납치 사건이 ‘비공식작전’의 뼈대다.

민준과 판수의 존재는 허구고, 당연 여러 요소가 각색으로 구성됐다.

배우 하정우와 주지훈을 기용했지만, 그들의 투샷은 상영이 시작되고 30여분 후에나 목격할 수 있다. 민준이 판수를 조우한 후에도 그들의 옥신각신은 왜인지 기대보다 못하다. 두 배우의 조합은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에서 목격한바 관객으로서는 그 모습이 익숙하다.

그럼에도 “한 번만 도와주세요, 판수 형”이라는 대사는 오직 하정우만이 가능한 대사다. 이번 영화에서 그의 웃음 타율은 약 60% 정도다. 다만 잽을 하도 날리는 통에 객석 곳곳서 웃음이 자주 터졌다. 또 하나의 ‘하정우 원맨쇼’가 탄생했다. 아무 말 없이 걷기만 해도 웃음이 터진다.

80년대가 배경인 만큼 전체주의와 이타주의의 대립이 감동을 자아내기도 한다.

다만 주인공 일행이 여러 우연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이 실소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액션배우 하정우가 총을 어색해하는 외무부 직원을 연기한 것이 이 영화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반부 자동차 액션신은 해외 촬영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박진감이 넘친다. 그만큼 액션물로서는 나무랄 데가 없다. 하지만 실화의 무게가 감독의 어깨를 짓누른 탓일까? 피랍자를 존중하려는 연출자의 태도가 여름 오락물로서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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