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엘 인수에 253억 투입 후 195억원 채무보증까지...자금 올인
주가하락에 FI 상환요구 빗발...풋옵션 리스크 현실화
연복리 7% CB 발행해 차환...전환가 지속 추락

한상진 모아데이타 대표(사진=모아데이타)
한상진 모아데이타 대표(사진=모아데이타)

모아데이타가 앞서 보유자금 대부분을 비엘(코스닥 상장사) 인수에 투입하면서 유동성이 마른 가운데, 주가하락으로 인해 향후 재무적투자자(FI)들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회사측의 재무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자금난에 처한 모아데이타는 무려 240억원 규모의 채무 상환 요구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미 풋옵션 행사기간이 도래한 물량을 우선 상환하기 위해 급하게 고금리 전환사채(CB)를 신규 발행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사실상 고금리 사채 발행을 통한 빚 '돌려막기'가 현실화되면서 신규 사채발행에 따른 주가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일 코스닥 상장사 모아데이타는 권면 70억원 규모의 9회차 CB 발행을 결정했다. 표면·만기 각각 3%, 7% 수준의 고금리 발행에 해당한다. 조달자금의 활용처는 채무상환자금(50억원)과 운영자금(20억원)이다. 납입예정일은 오는 20일이며, FI는 상상인증권이다.

현재 모아데이타는 6·7회차 CB 및 8회차 BW의 미상환 사채권 규모가 240억원에 달한다. 각각 ▲6회차 CB 40억원 ▲7회차 CB 100억원 ▲8회차 BW 100억원이다.

6회차 CB는 현재 FI측 풋옵션 행사로 상환 대기중인 물량이며, 7회차 CB는 오는 20일부터 즉각 풋옵션이 행사된다. 금번 신규발행 CB 70억원 중 50억원이 납입 즉시 7회차 CB 일부 상환에 사용되는 셈이다. 8회차 BW의 경우 내년 1월 17일부터 풋옵션이 행사될 전망이다.

당초 해당 사채물량의 FI들은 주식전환을 통한 엑시트를 고려해 투자에 나섰으나 모아데이타 주가가 최근 급락하면서 주식전환에 따른 평가손실이 커지게 됐다. 

각 사채의 회차별 전환가액은 이미 최저수준까지 리픽싱(시가변동을 반영한 전환가 조정)된 상태인데, 회사의 주가가 모든 최저조정가액을 하회하면서 사실상 FI측이 풋옵션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 나설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이날 모아데이타 주가는 코스닥 시장에서 전일 대비 1.39% 하락한 1414원에 장을 마감했다. 각 미상환 사채권의 회차별 최저가액은 ▲6CB 2188원 ▲7CB 1862원 ▲8BW 1759원으로 모두 시가보다 높아 평가손실이 심화된 상태다. 

모아데이타는 막대한 규모의 풋옵션 대기물량에 직면해 재무적 어려움이 심화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말 보유현금 규모가 34억원에 불과해 운영자금도 넉넉치 않은 가운데, 신규 조달자금 70억원 중 50억원이 곧바로 채무상환에 사용된다.

여전히 240억원 중 50억원을 감한 190억원 규모의 빚이 남아있으며, 이를 갚기 위해 추가적인 자금조달 또는 재무적인 조정이 필요해질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연초부터 모아데이타가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비엘(코스닥 상장사) 인수에 투입했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주가 하락의 변수만 크게 작용해 재무적으로 외통수에 몰리게 됐다”며 “회사가 목마른 상황에서 을의 입장으로 신규 자금조달을 이어갈 경우 고금리에 따른 비용부담은 물론이고, 전환가가 계속 낮아져 주가 측면의 부담 역시 장기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모아데이타는 지난 3월경 코스닥 상장사이자 건기식 사업을 영위하는 비엘을 인수하기 위해 253억원의 자금을 투자했다. 이에 더해 195억원 규모의 채무보증까지 선 바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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