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억원 규모 9회차 CB, 엑시트 전망 ‘먹구름’
내년 7월 FI 풋옵션 행사시 차환자금 추가조달 불가피

코스닥 상장사 제테마가 신약 개발에서의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침체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가 침체로 지난해 560억원 규모로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엑시트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면서, 향후 재무적투자자(FI)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에 따른 채무리스크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테마는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전거래일과 동일한 1만60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제테마는 지난 4일 중국 보툴리눔 톡신(JTM201) 임상 1상 승인 및 임상 2상 면제에 따른 3상 진입 소식을 알렸으며, 올 하반기 국내 품목허가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약개발 관련 호재성 이슈에도 불구하고 회사 주가는 별다른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연초부터 줄곧 박스권에서의 횡보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동안에는 작년 7월 발행한 560억원 규모 9회차 CB 최저조정가액(1만4147원) 수준에서 주가가 장기간 정체하면서, CB의 전환가액 역시 1만4702원까지 낮아진 바 있다.

현재 전환가액은 이달 6일 CB 리픽싱(전환가액조정)을 거쳐 1만6433원까지 복구된 상태다. 보툴리눔 임상 1상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주가가 소폭 회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시가가 여전히 전환가액을 하회하는 등 큰 흐름 안에서 주가 정체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주가 침체로 인해 560억 투자자들의 엑시트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면서, 향후 풋옵션 행사에 따른 채무상환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엇보다 주가가 9회차 CB의 최초전환가액 2만210원 대비 크게 하락한 상태여서, CB투자자들의 차익실현 구간까지 갈 길이 멀다. FI 입장에서는 주가가 최초전환가액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주가가 회복돼야 주식전환을 통한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결국 풋옵션 행사시기가 도래하는 내년 7월까지 일종의 시한폭탄을 목에 걸게 된 상황이 됐다. 회사 입장에서는 임상 3상 진입을 넘어 더욱 가시화된 성과를 도출함으로써, 주가를 최초전환가액(2만210원) 이상으로 부양해야 풋옵션을 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풋옵션 위기가 닥칠 경우 회사는 상당한 수준의 재무부담에 직면할 것으로 풀이된다. 제테마는 지난해 현금성자산 순증가 251억원을 기록했다. 560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조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 규모를 채무상환 등에 사용하면서 309억원의 감소치가 상쇄작용한 탓이다.

올해 반기말 회사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287억원에 불과하다. 향후 560억원 규모의 채무상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불가피하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 기업의 CB 돌려막기(차환) 악순환의 전형적인 사례가 있다”며 “시가하락으로 엑시트가 어려워진 FI가 풋옵션을 행사하고, 회사는 차환을 위해 신규 CB를 발행함에 따라 주가희석 우려가 커져 재차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