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출범한 EP사업부 영업·마케팅 본격화
전기·하이브리드 중소선 활발한 유럽 공략
전동화센터 개소...‘차근차근’ 상용화 행보

HD현대가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전동화센터’ 개소식을 가졌다. 오른쪽 다섯 번째부터 왼쪽으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설승기 전동화센터 기술자문위원. 사진=HD현대
사진=HD현대

HD현대가 전기 등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과 자율운항 솔루션 등 계열사 역량을 한데 모은 솔루션 패키지를 시장에 선보인다. 탈탄소 시대 모빌리티의 핵심 역량으로 꼽히는 ‘전동화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31일 특허청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신규 상표 ‘에코핀(Ecophin)’을 출원했다.

‘에코핀’의 상품분류 코드는 ▲선체 ▲엔진 ▲프로펠러 등 선박 부품 및 기자재부터 ▲선박 수리업 또는 관리업 ▲선박용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유지관리 및 수리업 ▲선박의 성능개선 및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상담업 등 선박 생애주기 과정 전반을 포괄하고 있다.

이에 ‘에코핀’은 각 계열사의 역량을 모은 ‘올인원’ 개념의 솔루션 패키지 제품을 지칭하는 명칭 내지 슬로건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의 힘센엔진과 HD현대일렉트릭의 배전반을 탑재하고,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선내 기관 통합 제어 자동화 시스템(IAS)과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솔루션을 장착하는 등 구체적인 솔루션 구조도 마련됐다.

해당 사업은 박종국 상무가 이끌고 있는 HD한국조선해양 내 EP(친환경 추진, Eco Propulsion)사업부가 담당하고 있다. EP사업부는 글로벌 선박 시장의 전동화와 친환경을 리드하기 위해 작년 5월 출범한 신설 조직이다. 선박 추진시스템에 대한 종합적인 친환경 솔루션을 제공하고, 전기 등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을 활용해 선박 전동화 시대를 선도하는 것이 EP사업부의 목표다.

리서치 회사 ‘스피리컬 인사이트’는 2021년 55억달러 수준이었던 글로벌 전기 선박 시장이 2030년 108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오늘날 여객선과 화물선 등 중소형 전기 및 하이브리드 추진선은 환경 이슈에 엄격한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히 운용되고 있다.

실제로 현대미포조선은 작년 5월 영국과 아일랜드를 오가는 항로에 투입될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 카페리선 ‘맨크스맨(MANXMAN)’호를 건조하기도 했다. 최대 성능 3164KWh의 하이브리드 리튬 배터리 280개를 탑재한 이 선박은 전력 소비가 증가할 경우 발전기의 전력 피크를 감소, 엔진 가동을 최소화해 온실가스 배출 억제와 연료비 절감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전동화 기술은 HD현대가 그룹 차원에서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핵심 사업이다. 비록 대형 전기추진선의 경우 장거리 운항과 같은 숙제가 여전히 남아있으나, 친환경 연료 엔진과 상호보완하며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 등 전동화 선행 기술 및 관련 핵심 부품들이 다방면으로 개발되고 있다. 

작년 10월 HD현대가 독자 개발한 대형선용 저탄소 전기 추진시스템도 같은 맥락이다. 암모니아 이중연료 중형엔진과 고효율의 대용량 연료전지를 활용해 대형엔진과 동일한 추진 효율을 내면서도 무탄소 달성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11월에는 경기도 성남시 글로벌R&D센터(GRC)에 전동화센터를 개소하며 전동화 기술 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HD한국조선해양 전기제어연구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전력전자개발팀, HD현대일렉트릭 전력시스템연구실 등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전동화 연구조직들을 통합하고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내 직속센터로 신설한 것.

여기에 전동화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 설승기 서울대학교 교수를 전동화센터의 기술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설승기 교수는 ▲조선해양 ▲건설기계 ▲일렉트릭 ▲로보틱스 4개 부문에 대한 기술자문과 임직원 대상 강연을 진행하며 그룹 내 전동화 역량 강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개소식 당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50년을 이끌어나갈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동화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전동화 기술 개발과 연구 인력확보로 HD현대의 전동화센터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전동화센터로 거듭날 것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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