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영향으로 대형마트, 1만원대 선물세트 선보여
백화점 3사, 프리미엄 상품 판매…일부 품절 사태 빚어

4일 서울 성동구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추석 선물 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서울 성동구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추석 선물 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통업계가 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 판매에 돌입한 가운데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형마트는 고물가 장기화 영향으로 1만원대 선물세트를 준비하는 반면 백화점은 최대 200만원 선물세트를 구성해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공략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형마트에서 중저가형 추석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소비심리 위축과 올여름 장마 및 폭염으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가성비 선물세트 구성을 강화해 소비자의 명절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나섰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추석 선물 구매 의향을 조사한 결과 선물 선택 기준으로 ‘가성비(68.2%)’를 1위로 꼽았다. 구매 의향 품목으로는 ▲과일(43.8%) ▲건강기능식품(32.4%) ▲정육(30.5%) ▲가공식품(22.2%) 순으로 집계됐다.

홈플러스는 7월부터 8월까지 약 한 달 동안 추석 선물세트를 사전예약으로 판매한 결과 3만원대 건강 선물세트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류 세트와 양말 세트는 각각 50%, 47% 상승했다. 홈플러스는 장바구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3만원 대 이하 선물을 68% 비중으로 구성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사전 판매한 추석 선물세트 중 3~5만원 미만 제품의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마트는 1만원대 선물세트로 생활용품과 양갱을 준비했으며 3만원대는 과일 및 영광굴비, 홍삼 등으로 구성했다.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10만원 이상 선물세트 매출은 6% 감소했다.

롯데마트는 사전 예약으로 판매된 추석 선물세트 중 3만원 미만 상품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가량 급증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가 선보인 1만원대 추석 선물세트로는 ▲김 ▲양말세트 ▲견과류 ▲과일세트, 3만원 미만 상품은 ▲비타민 ▲위스키 등이다.

유통가에 불어온 PB 인기세가 추석선물세트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피코크 친환경 배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통가에 불어온 PB 인기세가 추석선물세트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피코크 친환경 배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형마트는 가성비를 내세워 추석 선물세트를 구성한 반면, 백화점에서는 프리미엄을 강조한 추석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며 양극화 현상을 나타냈다.

현대백화점이 30만~100만원대로 구성한 한우 세트는 12일 기준 온라인에서 일부 품절됐다. 또 지난달 판매를 시작한 친환경 과일세트는 1만세트가 조기 완판되는 등 가치소비 확산을 위해 동참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10만~20만원대 추석 선물세트로 과일, 한우, 굴비 등을 마련했으며 해당 상품은 산지직송으로 배송된다. 20만~30만원대 추석 선물세트의 매출은 40%가량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추석 선물세트 예약 판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상품으로 230만원대 한우와 150만원대 국순당 샤또 라뚜르 2014, 샤또 무똥 로췰드 2006 등을 준비했다. 과일은 10만원대부터 40만원까지, 수산물은 최대 70만원대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한편 명절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김영란법(청탁금지법)의 한도가 30만원까지 상향 조정되면서 유통업계는 다양한 가격대의 선물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청탁금지법상 명절(설, 추석) 당일 전 24일부터 당일 후 5일까지 적용된다.

파이낸셜투데이 허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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