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공정위에 CJ올리브영 제소 검토…납품업체에 갑질 의혹
지난해 올리브영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 과징금 19억원 부과

올리브영 홍대타운을 찾은 소비자가 매장입구를 지나고 있다. 사진=CJ올리브영
올리브영 홍대타운을 찾은 소비자가 매장입구를 지나고 있다. 사진=CJ올리브영

CJ올리브영이 일부 납품업체에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해당 사안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올리브영은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신사가 올리브영을 업무방해 혐의로 공정위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무신사는 오는 6일부터 성수 일대에서 최대 규모 오프라인 행사인 ‘무신사 뷰티페스타 인 성수’를 개최한다. 무신사의 뷰티 사업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올리브영이 무신사 행사에 참여하는 일부 브랜드에게 행사 참여 시 올리브영 입점 제외 등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다.

올리브영의 이러한 의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리브영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부 브랜드에 단독 납품을 요구한 행위가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당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올리브영은 과징금 19억원 부과와 시정 명령이 내려졌다.

무신사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아직 사실 확인 중”이라며 “문제가 있고 브랜드 측면에서 영업 방해를 받은 부분이 있다면 신고를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신사는 기존 패션 사업을 전개하다 2021년부터 뷰티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최근 올리브영과 경쟁 구도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올리브영은 CJ그룹 내에서 중요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28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했다. 그룹 내 비상장사인 올리브영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향후 승계 작업을 위한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란 시각도 지배적이다. 올리브영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승계 작업에서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만일 올리브영 갑질 의혹에 대해 공정위의 조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거나 사실 관계가 드러날 경우 올리브영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또 올리브영이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지난해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에 이어 올해도 해당 문제가 재발하게 된다면 업계 신뢰도 하락 등 악재가 더해질 가능성도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면밀히 파악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무신사 행사에 참여하는 일부 브랜드의 이탈은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올리브영은 현재 IPO나 지주사 합병 등 가닥이 잡힌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허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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