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더더기 없는 게임성...돋보이는 컷씬·애니
롱런 위해 ‘인스타시드’ 등 강점 부각시켜야

사진=컴투스
사진=컴투스

‘미니게임천국’, ‘컴투스프로야구’, ‘서머너즈 워’.

피처폰 시절부터 대형 히트작들을 줄줄이 선보여오며 ‘모바일 게임 전통 강자’ 반열에 오른 컴투스지만, 유독이나 미소녀풍의 서브컬처 게임들과는 거리가 있었다.

때문에 컴투스가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이하 스타시드)’의 글로벌 퍼블리싱권을 확보했다는 소식은 업계에서 제법 화제를 모았다. 한지훈 게임사업부문장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도전하길 원한다. 퍼블리싱 라인업 및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글로벌 톱티어 퍼블리셔들과 경쟁하고자 한다”라면서 ‘스타시드’ 등 신작 소식을 전했다.

‘글로벌 톱티어 퍼블리셔’라는 포부를 밝히며 서브컬처 게임을 전면에 앞세운 건 오늘날 해당 장르가 갖고 있는 시장 지위를 방증하는 장면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수많은 서브컬처 게임들이 시장에 우후죽순 탄생했고, 성공과 실패를 맛봤다.

그렇다면 컴투스의 첫 서브컬처 도전작이자 조이시티 자회사 모히또게임즈가 개발한 ‘스타시드’는 어떤 게임일까.

게임 사이사이에 나오는 애니메이션과 스킬 컷신은 인상적이었다. 나가세 안나 등 유명 성우들이 캐릭터 목소리 연기(CV)에 참가했다고.
게임 사이사이에 나오는 애니메이션과 스킬 컷신은 인상적이었다. 나가세 안나 등 유명 성우들이 캐릭터 목소리 연기(CV)에 참가했다고.

28일 출시된 ‘스타시드’는 위기에 처한 인류를 구하기 위해 플레이어가 AI 소녀인 ‘프록시안’들과 함께 힘을 모아 전투를 펼친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메인 캐릭터인 프록시안을 수집하고 육성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프록시안들의 개별 스토리는 흡입력이 적잖았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기본적으로 매력있다는 뜻이다. 특히 프록시안들과 교감을 나누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형태의 콘텐츠 ‘인스타시드’는 신선함과 함께 깊은 몰입감을 제공했으며, 캐릭터들의 특별 애니메이션이 담긴 ‘플러그인’은 수집 욕구를 자극했다.

이에 비해 메인 스토리의 깊이감은 다소 아쉬웠다. 어디서 본듯한 내용인데, 그 조차도 나사가 한두 개씩 빠져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개별 캐릭터들은 매력 있는데, 정작 이들을 한데 모은 서사의 짜임새가 빈약한 것. 그래도 게임 사이사이 나오는 애니메이션과 스킬 컷신은 인상적이었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조작이 불가능하지만 ‘듀얼 궁극기’와 ‘전술’ 등 전략적 요소가 다수 존재한다. 비록 선호 받는 일부 캐릭터들이 있긴 하나, 여타 수집형 게임들의 서비스 초기를 생각해 보면 캐릭터 밸런스도 나쁘지 않게 잡힌 모습이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조작이 불가능하지만 ‘듀얼 궁극기’와 ‘전술’ 등 전략적 요소가 다수 존재한다. 비록 선호 받는 일부 캐릭터들이 있긴 하나, 여타 수집형 게임들의 서비스 초기를 생각해 보면 캐릭터 밸런스도 나쁘지 않게 잡힌 모습이다.

순수한 육성 난도는 높은 편이다. 레벨업을 하고 한계를 돌파하며, 장비와 스킬까지 강화해 줘야 하고, 여기에 더해 ‘아바타’ 개념의 ‘플러그인’도 별도로 강화해야 하는 방식이다. 다만 여러 가지 이벤트와 게임패스들은 물론, 인게임 구석구석 다양한 콘텐츠에서 재화를 넉넉하게 획득할 수 있었던 터라 육성 자체에서 답답함이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게임의 기본적인 뼈대가 ‘방치형’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출시된 ‘에버소울’과 유사하다. 비록 PVP(이용자 간 대결) 경쟁 콘텐츠도 있긴 하지만 주가 아닌 만큼, 쫓기듯이 게임을 하기보다는 시간이 날 때 잠깐잠깐 접속해서 여유롭게 단계별로 육성하는 재미가 있었다. ‘소탕’ 등 편의 시스템도 대부분 탑재돼있어 일일 플레이 타임이 길진 않은 편이다.

전투의 경우 조작은 불가능하지만 ‘듀얼 궁극기’나 ‘전술’ 같은 전략적 요소가 풍부하게 존재한다. 이에 유저들도 특정 캐릭터에 화력을 집중시키는 등 다양한 조합들을 공유하고 있다. 물론 딜러인 ‘유나’와 힐러인 ‘레이호우’ 등 몇몇 캐릭터들이 선호되곤 있으나, 여타 캐릭터들의 활용도 역시 다방면으로 고안되고 있는 것을 보아 서비스 초반 밸런스는 나쁘지 않게 잡힌 모습이다.

 ‘스타시드’에서 가장 특색 있게 느껴졌던 SNS형 콘텐츠 ‘인스타시드’. 캐릭터들과의 호감도를 높이면 새로운 게시글이 해금되는 방식이다.
‘스타시드’에서 가장 특색 있게 느껴졌던 SNS형 콘텐츠 ‘인스타시드’. 캐릭터들과의 호감도를 높이면 새로운 게시글이 해금되는 방식이다.

직접 플레이해 본 ‘스타시드’는 부족한 부분이 크게 없는 ‘기본기가 단단한 서브컬처 게임’이라고 평할 수 있겠다. ‘블루 아카이브’, ‘승리의 여신: 니케’, ‘에픽세븐’ 등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둔 기존 서브컬처 게임들의 장점을 잘 가져와서 적절히 버무려냈다는 인상을 줬다.

오늘날 서브컬처 게임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곤 있으나, 높아진 유저 눈높이를 충족한 게임은 보기 드물다. 하지만 시장 주류를 정석대로 따라간 ‘스타시드’에게선 적어도 실망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기존 게임에 흥미가 떨어져 신작을 기다리고 있었거나, 여러 타이틀을 동시에 즐기는 유저라면 즐길만한 요소가 충분하다.

달리 말하자면 ‘스타시드’만의 특색 있는 차별성은 크게 부각되지 않기에, 또 다른 유사 서브컬처 게임이 시장에 등판할 경우 유저들을 붙잡아둘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인스타시드’와 같은 ‘스타시드’만의 매력을 한층 강화하거나 또 다른 고유의 차별성을 뽐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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