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룰렛 사이트

지오릿에너지, 주가조작 의혹 원영식 ‘초록뱀’ 전 회장 CB투자로 재등판

200억원 규모 CB 투자...시가보다 비싼 무할인 CB ‘의문’ 증폭 원 전 회장 과거 재조명...무자본 M&A, 콜옵션 CB활용한 배임 의혹 등 엔투텍 전환주식 상장전 '주가띄우기' 의혹도...엔투텍 “매도계획 없다”

2024-08-22     김건우 기자

원영식 전 초록뱀미디어 회장이 지오릿에너지가 신규 발행하는 전환사채(CB) 인수 측에 이름을 올렸다. 원영식 전 회장은 지난해 빗썸 주가조작 연루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된 상태다. 오랜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 무자본 기업인수(M&A) 및 사채 투자로 이름을 날린 원 전 회장 측의 투자 소식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최근 지오릿에너지의 최대주주인 엔투텍이 보유하고 있는 3회차 CB 전량이 주식전환 청구되면서 막대한 평가차익을 얻게 된 엔투텍과 원영식 전 회장의 연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원 전 회장은 과거 엔투텍의 CB 인수에도 참여하며 인연을 만든 바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오릿에너지는 지난 19일 권면 240억원 규모의 CB발행을 결정했다. 6·7회차 CB 각각 200억원, 40억원씩 나눠 발행되며, 만기금리는 각각 3.0%, 2.9%로 책정됐다.

전환가액은 기준주가로 산정된 1528원의 100%로 설정됐다. 할증 또는 할인율의 적용이 없는 발행이며, 이날 지오릿에너지 종가 1440원 대비로는 약 6.11% 높은 가격에 해당한다.

당장 투자업계에서는 이같은 발행구조에 의구심을 가지는 분위기다. 통상적인 자금조달에서는 발행사 대비 투자자 측이 우위의 입장에 서기 때문에 10~20% 수준의 할인율이 적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리 역시 시장금리 대비 낮게 책정돼 이자수익을 노리는 투자로 보기도 어렵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가가 발행가액보다 낮은 상황이라면 굳이 CB를 비싸게 인수할 필요없이 장내매수 등 다른 수단을 선택하는 것이 나아보인다”며 “CB의 경우 1년 후에나 전환청구가 가능한 데다, CB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좋지 않아 주가가 오르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오릿에너지 CB 대금 납입일은 다음달 9일로 예정됐다. 총 240억원 규모의 대금 중 6회차 CB 200억원은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이  납입하며, 7회차 CB 40억원은 글로리 신기술조합 제59호에서 투자할 계획이다.

여기서 2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은 원영식 전 초록뱀미디어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출자지분의 100%를 원영식 전 회장의 장남인 원성준씨가 보유하고 있다.

원영식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빗썸 주가조작 연루 혐의로 구속되며 초록뱀그룹 회장직에서 사퇴한 바 있다. 이후 같은해 12월 보석 석방됐다. 과거부터 무자본 M&A 및 메자닌 사채 투자로 코스닥 시장의 '큰 손'으로 이름을 떨쳤으며, 빗썸 주가조작 사태에서는 CB의 콜옵션을 활용해 배임성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기도 했다.

원 전 회장의 이름이 이번 지오릿에너지 CB발행 건에 재등장함과 동시에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의문의 무할인 CB발행에 더해 과거 원 전 회장의 투자 이력을 바탕으로 볼 때, 단순한 가치투자로 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특히 지오릿에너지의 최대주주인 엔투텍이 지오릿에너지 3회차 CB 100억원에 대해 전환청구권을 행사한 가운데, 신규 CB 투자유치 소식이 전해지면서 교묘하게 이슈가 맞물린 양상이 됐다. 엔투텍이 전환청구한 권면 100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신주 1067만2358주는 다음날(2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이는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시도된 CB 할증발행 대부분이 기존 재무적투자자(FI)들의 엑시트 시점을 노려 주가를 띄우기 위한 재료로 활용된 점과 유사한 측면이 있어 더욱 의구심을 자아낸다.

원 전 회장과 엔투텍의 관계 역시 무관하지 않다. 원 전 회장은 과거 엔투텍의 CB투자에 참여해 간접적 영향력을 확보한 바 있다.

투자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원 전 회장이 순수한 가치투자 목적으로 무할인 CB 투자에 나설 것이라 믿기가 쉽지는 않다”며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기존 FI 엑시트를 앞두고 파격적 신규 투자유치 소식으로 주가를 띄우는 통정매매식 거래가 이뤄진 것과 양상이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주주 엔투텍이 단기간 내 매도차익 실현에 나서지 않더라도, 지오릿에너지의 주가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지오릿에너지는 금번 조달자금 전부를 해외 자회사의 리튬신사업 관련 운영자금을 활용할 방침이다. 또한 최대주주 엔투텍 측은 전환청구 주식에 대해 “별도의 매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