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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리더탐구] 조정호 메리츠 회장①‘원메리츠’선언…'밸류업' 승부수

2024-07-30     신수정 기자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사진=메리츠금융지주

국내 금융지주를 이끄는 수장들은 정해진 임기 동안 성과를 평가받는 입장이다. 경영 성과에 따라 연임 여부가 갈릴 정도라 평가에 민감하다. 하지만 사실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스타일은 제각각이라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결과를 마주하기 마련이다. 파이낸셜투데이는 현 금융지주 회장들의 경영 리더십을 ▲실적 ▲조직 ▲내부통제 ▲디지털 ▲글로벌 5개 부문으로 나눠 분석했다. (편집자 주)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은 경영승계를 내려놓은 오너로 잘 알려졌다. 조 회장은 2011년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직에 오른 뒤 지배구조 투명화와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2013년 6월 회장직을 사퇴했다. 

그러다 2014년 3월, 9개월 만에 등기이사로 등판했다. 당시 책임경영을 강조하며 사내이사로 복귀한 그의 행보에 대해 경영승계 포기를 의심하는 시선이 있었으나, 조 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승계는 없다”고 재차 못박았다. 

이후 메리츠금융은 2022년 11월 21일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과의 ‘포괄적 주식교환 후 계열사 상장 폐지’를 뼈대로 하는 '원 메리츠' 전환을 발표했다. 전문경영인체제와 철저한 성과주의 방침을 통해 메리츠금융지주를 성장 가도에 올리고, “대주주의 1주와 개인 투자자의 1주는 동등한 가치”라며 주주환원을 강조해 주식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 ‘원메리츠’ 1년 만에 2조클럽 입성…밸류업 가치 강화

메리츠금융이 경영 효율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원메리츠(One mertiz)’ 전환을 선언한 지 2년째다.

원메리츠 1주년을 맞은 지난해엔 연간 당기순이익 2조133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2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연결기준 총자산도 102조2627억원으로, 100조원을 최초로 돌파했다.

핵심 자회사인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이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효율적으로 비용을 관리하면서 메리츠금융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나아가 실적발표 시즌마다 적극적인 배당정책으로 투자 매력도를 높였다. 호실적과 배당정책이 뒷받침하며 메리츠금융의 주가를 부양하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선순환의 고리를 완성했다. 

지난 4일,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환원하겠다는 내용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또 2026년부터 내부투자와 주주환원 수익률을 비교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최적의 자본배치를 추진한다는 골자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승인했다. 

조 회장이 원 메리츠 전환을 선언하며 강조한 “대주주의 1주와 개인 투자자의 1주는 동등한 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의지가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쪼개기 상장 없다” 지주 중심 통합 경영 박차

조 회장은 2022년 11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등 주요 계열사 지분 100%를 보유하는 완전자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모범적인 기업지배구조의 표상으로 거듭났다. 국내 주요 기업이 핵심 부서나 계열사를 물적 분할해 ‘쪼개기 상장’하는 것과는 반대된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조 회장은 “기업을 승계할 생각이 없고, 약간의 지분 차이나 손실은 괜찮다”며 “경영효율을 높이고 그룹 전체의 파이를 키워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보자”는 경영철학을 설명했다. 

‘원메리츠’를 표방하면서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연말 ‘지주 중심의 통합 경영’을 모토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김용범 전 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 대표이사를 지주 부회장직에 올리면서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 지휘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임 대표이사들의 자리는 젊고 유망한 차세대 최고경영자(CEO)를 발탁했다. 메리츠화재엔 김중현 신임 대표이사를, 메리츠증권에는 장원재 신임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또 ‘완전자회사’ 체제로 바꾼 이후 올해 1분기 첫 주주총회를 통해 조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이로써 조 회장은 2027년 정기주총일까지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조 회장과 지주 중심으로 경영 효율화를 이뤼고, 김용범‧최희문 부회장이 그룹의 브릿지 역할을 맡아 안정성과 계열사별 경영 강점을 살리는 구조를 구축했다. 계열사별 새 CEO들을 통해서는 혁신 경영과 자회사 성장을 꾀하는 식으로 그룹사들은 ‘원팀(One Team)’을 이뤄가겠다는 구상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