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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라이즈 M&A세력, 시총 1000억 기업에 1000억 투자

주식양수도 405억, 유상증자 200억, 전환사채(CB) 400억 투입 M&A 관련 공시 전부터 주가급등...“적자기업 대상 빅딜 설계 의문”

2024-06-19     김건우 기자
웨스트라이즈 홈페이지 갈무리.

패션·뷰티 브랜드 유통·마케팅 플랫폼 기업 웨스트라이즈가 대규모 기업인수(M&A) 세력의 표적이 됐다. 다수의 투자조합이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주식양수도계약,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등을 통해 투입할 계획이다.

회사 주가는 M&A 관련 공시 전거래일부터 의문의 강한 매수세가 유입돼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수세력의 의도를 두고 투자업계의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투자금이 실제 납입될 경우 막대한 규모의 주가희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웨스트라이즈는 전일 최대주주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 및 유상증자, CB발행을 통한 외부자금 조달을 결정했다.

주식양수도 계약 대금은 405억원이며, 유상증자는 200억원 규모, CB 발행은 3개 회차에 나눠 총 400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전체 M&A 절차를 통해 1005억원의 막대한 투자금이 투입되며, 회사로 유입되는 외부자금 규모만 600억원에 달한다.

주식양수도계약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부발디아 투자조합, 항아리담1호조합, 비트랜스퍼파트너스, 시트랜스퍼파트너스 등이다. 이들은 기존 최대주주 측 보유주식 1332만6480주 중 900만주를 양도받으며, 1주당 양도가액은 4500원이다. 다음달 24일 잔금납입 예정이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 단독 배정자는 알앤제이파트너스다. 신주발행가액 3100원을 기준으로 총 645만1612주의 신주를 배정받게 된다. 납입일은 다음달 19일이다.

외부유입자금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CB는 총 23~25회차 3개 회차로 나눠 발행된다. 23~24회차는 각각 권면 150억원씩 총 300억원 규모이며, 25회차는 권면 100억원 규모로 발행된다. 전환가액은 3522원, 최저조정가액은 2466원으로 일괄 책정됐다. 회차별 인수자는 ▲23회차 베루스 신기술조합 제55호 ▲24회차 시오 신기술조합 제57호 ▲루시드 신기술조합 제60호다. 납입일은 8월 9일이다.

현재까지 납입된 자금은 주식양수도계약의 계약금 40억5000만원뿐이지만, 회사 주가는 관련 공시일 전거래일(17일)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웨스트라이즈 주가는 지난 14일 종가 기준 3200원이었으나, 다음 거래일(17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4160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 다음 거래일인 18일에는 M&A 관련 공시와 함께 주가가 재차 20%가량 상승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자본시장에서 다수의 투자조합이 참여하는 빅딜의 경우 공시 전 관련 정보가 파다하게 퍼져 주가가 먼저 움직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중요한 점은 현재의 주가 급등에 인수세력의 의도가 개입됐는지, 실제 납입이 이뤄질 것인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로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는 주식양수도계약을 통해 주가 급등을 야기한 이후 유상증자 납입 등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인수세력의 의도를 배제하고 발행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막대한 규모의 신주가 발생함에 따라 회사가 소화하기 어려운 수준의 주가희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CB의 전환가능 물량 규모는 1135만7181주에 달한다. 유상증자 신주 물량 645만1612주와 합해 총 1780만8793주의 신주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는 현재 웨스트라이즈 상장주식총수(3652만7065주)의 48.75% 수준이다.

투자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M&A 이슈 전까지만 하더라도 시가총액이 1000억원을 소폭 상회하던 기업을 대상으로 1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빅딜을 설계한 투자세력의 의도가 많은 의문을 낳는다”며 “회사는 수년 동안 영업실적 적자를 기록한 데다, 자금조달 목적이 운영자금인 만큼 획기적인 밸류업을 기대할만한 신사업 등의 호재도 없어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웨스트라이즈는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516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주식양수도계약의 1주당 양수도가액(4500원)을 뛰어넘은 가격이며, M&A 관련 이슈로 주가가 급등하기 이전 가격 대비 60% 이상 오른 수치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