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룰렛 사이트

‘한때 시총 3조’ 셀리버리, 5만주주 외면하고 상폐 수순

2024-06-04     한경석 기자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이사는 지난해 3월 31일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현장에서 회사 정상화에 목숨을 걸겠다며 무릎을 꿇었다. 사진=독자 제공

한때 시총 3조원에 이르던 코스닥 바이오기업 셀리버리가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다. 조대웅 대표가 지난해 주주총회장에서 주주를 향해 무릎을 꿇는 등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지만, 결론적으로 5만명이 넘는 소액주주의 피해를 막진 못했다.

임상 비용이 대거 투입되는 바이오기업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기업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라는 본질적 관점에서 볼 때 셀리버리는 최근 3년간 1145억원의 영업적자를 내고,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재무적으로 낙제점에 가까운 행보를 보였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셀리버리는 ‘감사범위 제한 및 계속기업 가정 불확실성’을 근거로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이에 따라 5일부터 14일까지 주식 시장이 열지 않는 날을 제외한 7거래일간 정리 매매에 돌입하며, 17일 상장폐지 예정이다. 소액주주 5만4593이 지분 83.62%를 보유한 탓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최대주주 지분율 낮아지고…경영은 악화

최대주주인 조대웅 대표의 보유 주식수는 489만9454주(13.32%)에 불과하다. 최근 10년 공시를 살펴보면 8년 전인 2016년 말 당시 조 대표의 지분율은 29.96%에 달했는데 16.64%p나 지분율 하락세를 나타낸 것이다.

결론적으로, 조 대표는 자신의 지분율을 늘리면 책임 경영에 나서긴 커녕, 점차 줄여가며 회사의 경영은 온전히 이끌어가지 못했다.

셀리버리의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80억4996만원 ▲668억9208만원, ▲195억 6777만원 등으로 최근 3년간 약 1145억원에 이른다.

자본 총계는 올 1분기 말 기준 –291억원으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총 부채는 55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12%에 달한다.

셀리버리는 이제 막 10년된 회사다. 2014년 설립 이후 2018년 11월 국내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한때 주당 10만원, 시가총액 3조원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시총 9위까지 오르기도 하는 등 코스닥 대표 바이오기업으로서 이름을 알리는 듯 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는 셀리버리 주가에 일부 소액주주들이 열광한 시절도 있었다.

이후 수차례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3자 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수백억원을 조달하며 퇴행성뇌질환(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5만명의 주주를 등에 업고 경영을 이어갔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경영진은 소액주주로부터 법적 소송까지 당했다.

지난해부터 이미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며, 기업의 위기를 드러냈고 조 대표는 주주총회장에서 “회사 정상화에 목숨을 걸겠다”며 무릎을 꿇는 등 대응했지만 그 이후에도 회사 상황은 크게 좋아지 못했다.

셀리버리가 증시에서 거래정지된 세월도 적지 않다. 2023년 3월 말부터 거래정지돼 약 1년 3개월여가 흘렀다. 한때 3조원이 넘던 시가총액은 10분의 1수준도 안되는 2449억원까지 내려 앉았다.

파이낸셜투데이는 증시 퇴출을 앞둔 셀리버리 측의 얘기를 듣기 위해 언론 대응을 맡던 한 내부관계자에게 접촉을 시도했다. 회사 관게자는 외부 연락을 원천 차단하고 착신을 거부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